층간소음과 처진 엉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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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준 교수
기사입력 2021-05-31 [13:21]

▲ 가천대학교 경찰안보학과 초빙교수 박경준 (무예신문)

위층주민을 찌른 50대, 염산을 뿌린 30대, 이웃을 살해한… '층간소음'이라는 검색어를 누르면 쉽게 검색되는 뉴스 헤드라인이다.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층간소음 원인을 체육학 전공자 입장에서 해석해본다.

 

코로나19는 우리생활을 크게 바꾸어버렸다. 재택근무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타인과 공간을 공유하는 사업은 위축된 가운데 넓은 개인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형아파트를 선호하고 인테리어 시장역시 활황(活况)이라고 한다.

 

역병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집에 틀어박혔지만 집안에서도 나의 몸과 정신의 건강은 위협받을 수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층간소음이다. 물론, 층간소음의 1차 책임은 건설사와 당국의 느슨한 건축규제에 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각종 사건들이 이슈가 된지는 오래이지만 온 가족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에는 더욱 심각한 스트레스 유발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층간소음은 악기소리, 대화소리, 청소기소리, 걸어 다니는 발소리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서울시 층간소음상담실 분석 자료에 의하면 발소리가 전체의 70%를 상회한다고 한다. '발 망치'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충격파는 강렬하다. 

 

문제의 발 망치를 신체 움직임의 관점에서 보면, 발 망치는 걸을 때 만들어지는 뒤꿈치의 충격음이다. 사람의 걸음걸이는 지문만큼이나 다양해서 CCTV에 나타나는 보행패턴을 분석해 보면 범죄자를 검거할 수 있을 정도로 개별특성을 가지고 있다.

 

윗집 가족이 여럿이라도 특정한 누군가의 발 망치가 한번 거슬리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신경 쓰이게 된다. 아래층에서 이러한 탄원을 받으면 처음에 다소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는 있다. 그런데 왜 발 망치를 멈추지 못하는 것일까?
 
첫째, 자신의 신체 일부 또는 전체를 자신의 마음으로 통제 하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는 운동신경이 둔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어린아이들의 동동거리는 움직임은 운동신경과 신체 협응(協應)이 덜 발달한 때문이다. 인지기능이 어느 정도 작동하는 성인이라면 무심결에 쿵쿵 몇 발자국 충격파를 만들다가도 아차하며 자신의 동작을 수정하게 된다. 그렇지 못하다면 운동신경이 둔하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구조적인 문제로 뒤꿈치가 지면에 닫는 순간 하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근육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이런 사람은 뒤꿈치를 들고 부드럽게 걷는다든가 착지가 불가능하다. 인간의 걷기는 똑바로 세우는 근육 ‘항중력근(抗重力筋)’의 작용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척추기립근, 복근, 둔근이 작용을 한다. 윗집 발 망치 주인공은 엉덩이 근육이 처지고 근육기능이 상실되어 요통이나 다리 저림 등 다양한 증상이 같이 나타날 수 있다, 물론 복부의 근육도 늘어지고 있을 것이다.

 

우람한 무예고수가 계란판 위나 깨진 유리조각이 깔린 바닥을 걸어가는 차력시범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눈속임 마술이아니라 발바닥 전체에 무게를 분산시켜 자신의 신체를 미세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기능을 보이는 것이다. 특수부대원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적진에 침투할 수 있는 능력도 자신의 신체를 미세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이 기본일 것이다.

 

셋째, 신체조절 능력이 충분한데도 컨트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남의 고통을 교감할 수 없는 정서적 문제가 있는 것이다. 예민하게 굴지 말라며 남의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 반사회적 인격 장애, 즉 사이코패스에 해당된다. 성숙한 사람이라면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는 능력, 즉 입장을 바꾸어 자기가 겪지 않은 일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늘리고 성찰해야한다.
 
나의 건강과 더불어 살아야하는 이웃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우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아랫집에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자신의 신체가 컨트롤 되지 않는다면 하체근력강화로 처진 힙을 업 시키고 흘러나온 복부를 탄탄하게 잡아주는 코어운동을 해보자.

 

특히 뒤꿈치 들기 같은 발목 펌핑운동으로 제2의 심장이라고 하는 종아리 근육을 강화해야한다. 종아리근육은 걸을 때 몸을 앞으로 추진하는 기능과 ‘제2의 심장’기능을 수행한다. 심장 동맥을 통해 뿜어진 혈액이 온몸을 돌고나서 정맥을 통해 되돌아가는 과정 중 종아리가 수축이 강력한 펌프(Pump)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이 기능이 어려울 때 생기는 대표적인 증상이 장거리 비행에서 종종 일어나는 이코노미클라스 증후군(Economy Class Syndrome)에 의한 사망이다. 일어서서 뒤꿈치 들기, 종아리 주무르기, 앉았다 일어 섰다를 반복하는 스쿼트 운동이나 계단 오르기 등을 자주하여 하체를 튼튼하게 만들자.

 

집콕이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 내 몸의 근육은 소실중이고 몸은 퇴화중이다. 자기도 모르게 층간소음을 만들고 있다면 이웃에 피해를 줄뿐만 아니라 원망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덕을 짓기도 벅찬 인생에 원한을 사서야 되겠는가. 나의 품위와 이웃 간의 예의를 지킴으로 공격받지 않는 것도 넓은 범위의 호신이다. 예의와 염치를 아는 사람이 되자.

 

코로나는 사람과의 거리를 강제로 벌리며 사람과의 관계가 더 소중함을 알게 해주었다.

 

특히 청소년들은 입시위주의 교육에 더해 온라인 학습이 일반화되면서 성장기에 필요한 신체활동이 부족함은 물론 사람들 사이에서 가져야할 바른 태도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더욱 없어지고 대학생이 되어도 기본적인 에티켓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무예 수련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감정과 표정, 태도를 학습할 수 있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 코로나의 감염우려로 무예도장들의 교육이 위축되었지만 무예교육이야말로 사회적으로 더욱 요구되는 교육의 장이다. 코로나19가 해결되면 무예수련을 통해 체력은 물론 인간다움을 배우도록 장려해야 한다.

 

박경준 교수
前 고려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 HPL인간행동실험실 실장
現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수
現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경찰안보학과에 초빙교수

 

※무예신문에 실린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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