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일웅 “무예계 위기? 해외에서 돌파구 찾아라” 강조

“수련체계 완성ㆍ정부 시스템 개편ㆍ해외 선진방안 등 도입해야”

가 -가 +

윤영진 기자
기사입력 2014-03-14 [15:37]

▲허일웅 무예기공연구소장© 무예신문

 
“일본은 일본대로, 중국은 중국대로 수련체계가 잡혀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고 본다. 이것이 근본적인 무예계 위기의 이유가 아니겠나.” 허일웅(68) 무예기공연구소장은 무예계가 위기에 직면한 이유로 부족한 수련체계를 꼽았다.

그는 “그간 무예 교육 체계가 확실하지 못했고, 지도자들이 연구를 통해 가르치는 형태가 많았다. 제대로 교육체계를 완성하지 못해 구전으로 내려왔다. 그마저 소양을 갖추지 못한 지도자들이 가르쳐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저마다 파생무예가 생겨났고, 결국 불신만 키워왔다. 불신이 커져 믿을 수 없는 무예를 배우려 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나. 원로들의 책임이 크다”고 질타했다.

무예의 융성은 교육체계에 있다고 강조한 허 소장. 그는 대표적 사례로 태권도를 들었다. “태권도는 일찌감치 어려움을 겪고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제대로 교육체계가 서면서 크게 부흥을 한 것 아닌가. 그런데 대다수 무예는 어떠한가. 태권도와는 달리, 특정 개인이 사망할 경우, 파급효과가 적잖은 무예가 많다. 지금이라도 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인구감소가 뚜렷해 지금의 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혜안은 무엇이 있을까. 그는 “무예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봐야한다. 출산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당연히 수련인구도 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너무 저연령에만 집중한다는 데 있다. 이미 저연령화는 정점을 찍지 않았나. 국내 인구 중 60대가 600만명을 넘어섰다. 고령층의 건강증진에 무예가 적극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무예 진흥을 위한 정부의 변화도 촉구했다. “정부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 예컨대 중국은 우리나라의 문화체육관광부 역할을 하는 체육총국에서 78개 종목별로 관리부서가 나눠이져 있다. 정부에서 직접 무예를 관리한다. 수십명이 한 종목을 관리하며, 이들은 공무원인 동시에 각 무예종목의 협회장을 맡고 있다. 이직률도 매우 낮아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해당 무예의 보급과 체계적 지원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이 반드시 옳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국가에서 체계적이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는 사실 만큼은 분명히 주목해야 한다. 전통을 널리 보급하는 데 정부가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허 소장은 “해외에서 무예가 나아가야할 길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 당장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무예를 지원하고 보급하는지, 무예수련체계는 어떠한지 등을 눈여겨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허 소장은 “무예도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목적도 변해야 한다. 옛것만 고집해서는 답이 없다. 좋은 것은 받아들여, 무예 발전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무예계 위기를 근본적으로 봉쇄하는 길이 될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허일웅 소장은 평생 무예를 연마해온 원로 무예인으로, 현재 무예를 활용한 건강법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합기도연맹을 설립(1991)하고 대한기공협회(1994)를 만들어 무예보급에 힘써왔으며, 명지대 체육대학 교수(1981), 국민생활체육회 전국전통선술연합회 회장(2010)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동방선술, 동방선학 등이 있다.

본지는 2014년을 맞아 <연중기획> ‘무예계 원로에게 듣는다’ 코너를 마련, 위기에 봉착한 무예계의 원인과 이에 대한 혜안을 시리즈로 소개하고 있다.
 
 
무예신문 (http://mooye.net/)  
윤영진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무예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