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예신문 |
종이컵
내게는 손이 없다
누구나 쉽게 잡을 수 있는
손잡이도 없다
도망칠 발도 없다
나에게는 온통 없는 것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아무리 펄펄 끓는
물속도 타오르는 불길도
무섭지가 않다
사람들 손에 잠시 들렸다가
버려지는
삼 그램쯤 되는 목숨 하나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이다
가슴 텅 비워 놓고
그 순간만 기다리며
내게 말을 건다
너도 한 번뿐이라고
강민숙 시인
![]() ▲ 강민숙 시인 |
전북 부안 출생. 동국대 문예창작학과 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문학박사. 1991년 등단해 아동문학상과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법무부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외 10여권의 저서가 있다
참솔어머니회 회장, 동강문학 발행인 겸 주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 대표, 몽골 울란바타르대학교 초빙교수, 부안군 지역경제발전특별위원, 동학농민혁명 백산대회 역사공원 추진 자문위원장, 부안군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아이클라 문예창작원장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