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영화이야기 ‘리틀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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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
기사입력 2021-03-18 [16:51]

 ▲ 무예신문


우리 말 제목 <리틀 러너>의 원제는 ‘SAINT RALPH'다. 한 말썽꾸러기 캐나다 소년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기적을 일구기까지의 흥미롭지만 결코 평탄치 않은 이야기다.


주인공 이름은 랠프, 가톨릭계 사립학교에 다니는 14살의 사춘기 소년인데, 규율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학교에서 ‘요주의 인물’로 단단히 찍혔다. 학교 벤치에서 담배를 물고 어른들 흉내를 낸다. 신부(神父)인 교장 선생님의 여비서까지 자기편으로 만들 만큼의 맹랑함이 무기다.


그는 전쟁 통에 아버지를 잃어 가족이라곤 환자인 어머니뿐이다. 주인공은 병상의 어머니를 극진히 위로하는 착한 아들이기도 하다. 소위 ‘소년 가장’인데, 매사에 낙천적인 성격인지라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혼수상태에 빠져든다. “회복하기 위해선 기적이 필요하다”는 최종 선고를 받는다.


랠프는 인내심을 갖고 기적을 간구하지만, 신에게선 아무런 응답도 없다. 고심 끝에 스스로 기적을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한다. 그가 생각해 낸 기적이란 바로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이다.


평소 약골인 그는 뛰는 게 죽도록 싫다. 오직 어머니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이를 악물고 연습에 돌입해 질주한다.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이기도 했던 히버트라는 신부가 후원자가 된다. 단짝 친구인 체스터, 수녀가 되려는 여친 클레어, 간호사 엘리스가 랠프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소년은 거짓말처럼, 또 기적처럼 지역 예선에서 우승한다. 이제 목표인 ‘보스턴’만 남았다. 그는 과연 기적을 일궈내고, 병상의 어머니는 벌떡 일어날 수 있으려나? 영화를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바라는 해피엔딩이 될까?


각본을 쓰기도 한 마이클 맥고완 감독은 실제로 1985년 디트로이트 대회에서 우승한 마라토너 출신이다. 그래서 그런지 마라톤에 입문하는 주인공 소년 랠프의 훈련과정이 더할 나위 없이 리얼하다. 영화 속 히버트 신부는 맥고완 감독의 자화상인 게 분명하다.

 

▲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한국방송인회 감사 © 무예신문 

랠프 역의 소년 배우는 애덤 버처, 시고뭉치인 그가 수녀 지망생 역의 타마라 호프와 펼치는 첫사랑 연기는 발랄하고 상큼하다. 코맹맹이 간호사 역의 제니퍼 틸리의 유연한 연기와 목소리는 영화의 완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히버트 신부 역은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듬직한 배우 캠벨 스콧이다.


선한 메시지를 담은 담백하고 산소 같은 영화,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보석 같은 성장 영화가 바로 2007년 작 <리틀 러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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