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포츠영화 이야기 ‘꿈의 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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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철 영화컬럼니스트
기사입력 2020-12-18 [15:57]

▲무예신문


원제가 ‘FIELD OF DREAMS’인 <꿈의 구장>은 미국 프로야구 사상 최악의 스캔들을 소재로 만든 판타지 영화다.


주인공 ‘레이 킨셀라’는 세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홀아버지 밑에서 성장한다. 대단한 야구광인 부친은 어린 아들에게 동화책 대신 베이브 루스나 조 잭슨 등 일세를 풍미한 야구 스타들의 전기를 읽어주며 키운다.


1960년대 미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처럼 레이 역시 반전(反戰)시위에 참가하고, 대마초도 피우며 생활한다. 그러던 레이가 결혼하던 해에 아버지는 세상을 떠난다. 아내는 매사에 고분고분 남편을 잘 따르고 신뢰한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남자는 야구를 대단히 좋아하지만, 농장을 마련해 농사를 지으면서 가족과 오순도순 살아가려고 마음먹는다.


그러던 어느 날부턴가 그에게 이상한 환청이 들리기 시작한다. “네가 그걸 세우면 그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라는 정체불명의 목소리다.


이 환청의 내용을 따라 그는 멀쩡한 옥수수 농장 대신 그 땅에 제대로 된 야구장을 짓기로 결심한다. 농토를 갈아엎는 그를 본 동네 사람들은 다들 그가 제 정신이 아니라고 비웃는다. 충고도 하고 말리기도 하지만, 그는 오불관언(吾不關焉), 결국 나이트 경기를 위한 시설까지 갖춘 멋진 야구장을 완성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 생전에 아버지의 우상이었던 ‘맨발의 조’란 별명의 조 잭슨과 1919년 월드 시리즈 때의 시카고 화이트삭스 팀의 선수들이 나타나 야구 시합을 벌이는 게 아닌가. 당시 화이트삭스 선수 8명은 승부 조작을 하는 바람에 영구 제명된 후, 야구계에서 완전히 잊혀진 인물들이다. 레이는 지신이 만든 야구장에서 마침내 아버지를 다시 만난다. 감격의 재회다. 이게 한낱 꿈인지 환상인지를 굳이 따질 필요가 있겠나.


영화는 어머니를 일찍 잃은 남자가 아버지 없이 살아가면서 겪는 불가사의를 엮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야구선수들이 나타나 게임을 하고, 주인공은 세상 떠난 아버지까지 재회하는 사연이 절절하다. 한낱 꿈이라기엔 너무도 생생한 해후를 그린 감동의 사연이다.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한 1989년도 작품이다. 그는 1년 후에 <늑대와 춤을>을 제작, 감독, 주연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으며 거장 반열에 오른다. 대배우가 감독상을 탄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후 그가 제작하고 주연한 <워터 월드>, <포스트 맨>이 흥행에 참패, 명예가 실추하는 아픔도 겪었다.


이 영화에는 에이미 마디간, 버트 랜커스터, 레이 리오타, 흑인 제임스 얼 존스 등 대배우들이 여럿 출연해 무게감을 더했다.


필 알덴 로빈슨이 감독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까지 오른 뛰어난 스포츠 영화 <꿈의 구장>이다.

▲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한국방송인회 감사 © 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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