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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내가 거주하는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도 3월 중순부터는 태권도 도장들이 문들 닫아야 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2~3 주 정도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
코로나 여파로 대다수 도장은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수련 방식을 바꿔야 했다. 도장의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면서 거의 50% 이상 수입이 줄기 시작했다. 비대면 수업이라도 함께하는 학생들이 고마웠다. 그러던 중 학생들과 나는 우리 주위에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학생들과 상의를 한 후 승급 심사비전액을 음식기부은행(Foodbank)에 기부하기로 결정을 했다. 이는 학생들의 자긍심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첫 모금에서 약 6,600 끼니를 지역사회에 기부 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팬데믹은 계속됐고, 도장은 6개월이라는 장기간 동안 비대면 수업만 진행했다.
올해 9월 중순이 되어서야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도장을 다시 열 수 있게 했다. 정원의 30%만 대면 수업이 가능하게 됐다. 이때 마스크를 끼고서라도 수업을 받겠다고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끼며, 다시 한 번 모금운동을 해 보자는 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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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찬성을 했고, 방법은 달리기 기부였다. 10월 한 달 동안,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개별적으로 5km를 뛰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20,000 끼니 모금 운동이었다. 5km를 달린 후 30달러를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이 캠페인에는 학생들은 물론 그 가족들도 동참했다. 감동적이었다. 목표치에는 모자랐지만 16,900 끼니에 해당하는 모금을 할 수 있었다.
‘국기원 태권도의 날’이며, 내가 거주하는 시에서 ‘태권도의 날’로 선포한 11월 4일에 맞춰 행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기에 그 의미는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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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출신의 태권도인으로서 타국에서 선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 전 세계인이 겪는 팬데믹 상황 앞에서 태권도인들이 의연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었다. 모두가 힘내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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