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포츠 영화이야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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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철 칼럼리스트
기사입력 2020-09-17 [11:42]

▲  무예신문


예나 지금이나 ‘스포츠’를 주제로 한 우리나라 영화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크게 화제가 된 경우도 거의 없다. 그런데 유독 ‘핸드볼’ 소재의 영화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만은 많은 사람이 기억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준우승하기까지 여자 핸드볼팀의 파란만장한 사연을 그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감격은 더 크다.

 

화제가 되고, 감격스러운 건 당시주전 선수들 중에 은퇴한 선수가 끼어있었다는 사실이다. 젊은 선수들만으론 인원이 부족해 팀 구성이 안 됐던 게 이유다.

 

뛸 선수가 부족하니 어쩌겠나? 축구, 야구, 농구, 골프 등 이른바 인기 종목과는 달리 그 때도 지금도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는 게 핸드볼이다. 후일 발붙일 곳도, 대중의 인기도 보장되지 않기에 뛰려는 선수들이 많지 않은 건 당연한 종목이 핸드볼이다.

 

영화에서 세 주인공의 이름은 한미숙(문소리 분), 김혜경(김정은 분), 그리고 감독 안승필(엄태웅 분)이다. 이혼녀인 김혜경은 유명 선수 출신으로 일본 여자팀 감독을 하다 귀국해 우리 국가대표팀 감독대행에 취임한다.

 

한미숙은 은퇴 후 결혼해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남편이 빚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생활을 위해 본인이 마트에서 판매원으로 일하는 신세로 전락한 국가대표 최고 선수 출신이다. 고심 끝에 자존심도 팽개친 그녀는 오직 생계를 위해 다시 태릉선수촌으로 향한다.

 

그런데 대표 팀에 느닷없이 젊은 남자 감독이 취임한다. 협회가 애초의 약속을어기는 바람에 김혜경은 한 순간에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새로 부임한 감독과 김혜경은 예전에 결혼까지 생각했던 연인 사이였다. 감독은 선수들을 달달 볶으며 매사에 깐깐하기 짝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혜경은 과연 어떻게 처신할 것인가? 고심 끝에 그녀는 선수로 뛰기로 결심한다. 자존심도 버리고 어린 선수들과 동고동락하기로 결단한 것이다.

 

그녀는 한창 때 국가대표팀에서 미숙과 1,2위를 다투던 라이벌이었다. 결국 둘은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됐다. 이제 이들의 목표는 아테네 올림픽우승이다. 아직도 다들 기억하듯 결승까지 오른 우리 여자 핸드볼 팀은 천신만고를 거쳐 결승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결승 상대는 덴마크 팀이다. 지금까지 싸웠던 서양 팀들도 그랬지만 덴마크 선수들은 키도 덩치도 훨씬 크다. 체력적으로도 매유 우세하다. 숨 막히는 순간들의 연속, 골을 주고받으며 타임 아웃됐을 땐 34대 34의 동점!, 당연히 승부던지기에 돌입한다. 거기서도 앞서 가던 우리 팀, 마지막 하나 남은 공만 성공시키면 대망의 금메달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 한미숙 선수가 사력을 다해 던진 공이 골대 안으로 빨려들지 못 한 것이다. 결국 준우승, 은메달이다. 간발의 차이로 우승을 놓치고 통한의 눈물을 흘렸지만, 우리나라 여자핸드볼 역사에 길이 남게 된 최고의 명승부였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그걸 지켜보던 국민 모두에게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선물한 것이다.

▲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한국방송인회 감사 © 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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