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포츠 영화 ‘소림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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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
기사입력 2020-08-19 [09:57]

▲  무예신문


영화 <소림축구(Shaolin Soccer)>는 주성치라는 주연 배우가 각본, 감독까지 겸해 홍콩 금마장 감독상 등 7개 부문을 석권하며 흥행 대박을 터뜨린 코믹 스포츠 장르 영화다. 2001년 작품이니 20년이 다 됐다.


황금 발을 가졌다는 최고의 축구 스타, 그의 이름은 ‘아봉’이다. 그는 라이벌인 ‘강웅’의 계략에 빠져 다리가 부러지는 결정적 부상을 입고 쓸쓸히 은퇴하고 만다. 강웅은 승승장구하고, 축구협회 회장 자리에까지 오른다. 부상을 당한 후에도 축구에 대한 미련을 결코 버릴 수 없었던 아봉은 마지막 자존심마저 팽개치고 강웅 밑에서 코치 자리라도 하나 얻으려고 무던히 애쓴다.


강웅 밑에서 20년 동안이나 온갖 치욕을 무릅쓰면서 지내던 아봉은 더 이상 견디지 못 해 자포자기에 빠져버린다. 아봉은 이대로 무너지고 마는 걸까?


한편 먹고 살기 위해 쓰레기나 고물을 수거하는 일을 하지만, 미래에 대한 한 가닥 희망은 결코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아성’이라는 사나이가 있다. ‘쿵푸’가 최고의 무공이라고 생각하는 아성의 위력적 발재주가 어느 날 아봉의 눈에 띄게 되고, 둘은 의기투합한다. 두 사람은 과거 소림사에서 무공을 익혔던 친지들을 찾아가 절대무공 드림 팀을 구성한다. 과연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전개되려나?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주성치라는 배우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 그의 영화에는 유난히 ‘패러디’가 많다. 원작을 살짝 비트는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원작을 뛰어넘는 기발함으로 유명하다. <소림축구>에서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매트릭스> 등의 영화를 패러디했는데, 그 장면들이 영화를 더욱 재밌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는 출연하는 영화에서 늘 각기 다른 인물이 되어 등장한다. 킬러도 되고, 사기꾼도 되고, 촌놈도 된다. <소림축구>에선 무술 외에는 배운 것 하나 없고, 축구를 하기 전에는 가진 것 하나 없는 청년으로 변신해 이른바 ‘흙수저’들의 대변인처럼 행세한다.


중국 정부에서는 ‘소림’과 ‘축구’라는 단어를 함께 사용하는 것은 소림사를 모욕하고, 불교인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영화의 제목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주성치는 요지부동이었고, 정부에선 상영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과 해외에서 먼저 개봉했다.


당시 월드컵 특수 등 축구 열기가 더해지면서 영화는 대성공을 거뒀다. 인기가 폭발하자 중국 정부도 결국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주제가를 부른 사람은 유덕화이다. 자신이 출연하지 않은 영화에서 주제가를 부른 게 큰 회제가 되기도 했다. 주성치와 유덕화는 우애가 돈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홍콩에서 사상 초유의 흥행 신기록을 세운 스포츠 영화 <소림축구>, 세월이 흘러도 그 진가는 조금도 퇴색하지 않았다.

 

▲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한국방송인회 감사 © 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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