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사 탐구] 일제강점기 이종격투기의 장쾌한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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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무예연구가
기사입력 2019-09-12 [21:01]

▲ 前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 연구원, 무예연구가 김영만 ©무예신문

지금처럼 경기화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체급이나 종목과 상관없이 흥행을 위해 이종격투기가 성행하였다.

 

다음의 내용들은 1928년대 당시 동아일보에 실렸던 이종격투기(異種格鬪技)에 관한 기사들이다. 이종격투기는 최소한의 급소 국부가격, 눈 찌르기, 깨물기 등을 제외한 모든 기술이 허용된다. 현대의 대표적인 이종격투기는 1993년 미국 콜로하도 덴버의 UFC를 들 수 있다. 그 외에 일본의 K-1, 한국의 스피릿MC, 네오파이트 등이 성행하고 있다. 이종격투기를 종합격투기라고도 부른다.

 

일제강점기 권투와 택견, 권투와 유도 등이 기사에 보이는데 물론 흥행과 정치적인 관심을 유발을 위한 시도였지만 지금과 같은 규칙이 확립되지 않은 터이라 아무래도 거친 면이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각자는 자신이 닦은 종목의 솜씨를 뽐내랴, 많은 관중이 모인 가운데 이루어지면서 신문기사로 날 만큼 자극적인 경기여서 흥행도 높았을 뿐더러 기량이 우수한 선수들이 출전한 것으로 보인다.

 

권투는 규칙이 정착된 지금도 치열한 경기여서 격렬한데 권투와 택견이 맞붙었으니 소위 친일파들이 기생내기나 혹은 아동유희로 기록한 것은 거리가 먼 것임을 알 수 있다.

 

1928년 6월 4일자 동아일보의 ‘仁川武道大會’에 인천무도관에서 창립1주년 기념하는 무도대회에 무예의 종목은 유도체술권투(柔道體術拳鬪), 덱현(택견?), 인도봉(印度棒)  등이라더라.

 

1928년 7월 3일자 동아일보(5면)의 ‘仁川武道盛況’기사에 인천무도관창립 기념 무도대회에 각종무도 시합은 만장관중에 대하야 무도에 대한 자극을 여한바이 다대하여으며 그 중에도 최종 권충일(權忠一)의 택견과 나주연(羅柱連)의 권투(拳鬪)는 과연 장쾌(壯快)를 극(極)하야 만장갈판(滿場喝釆)을 박(搏)하였다.

 

1928년 11월 27일자 동아일보 ‘洋人拳鬪對柔道 國際的對抗競技’에 서양인 권투와 조선유도유단자의 국제대항경기 개최하여 천도교기념관에서 도장건축비를 마련하고자 평양유도청년회 주최로 ‘서양 권투가와 조선의 유도 유단자 중 누가 이길 것인가?’ 동양과 서양의 경기는 관중들의 흥미를 이끌었다.

 

천도교기념관에서 권투가 웰콥씨는 상해권투협회 회장으로 1920년 스톡크홈의 국제올림픽대회에서 우승한 유명한 선수이고 그 외 4명도 권투협회 회원이며, 유도유단자는 조선무도관과 강무관 등 조선인도장의 사범 제씨를 비롯하여 유단자 제씨이니 서양권투와 동양유도의 국제적 대항경기는 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

 

1928년 11월 30일자 동아일보의 ‘拳鬪對柔道戰’기사에 평양유도청년회 주최로 동회도장(道場) 건축비를 얻기 위하여, 지난 27일-28일 양일간 시내 천도교기념관에서 러시아 권투가(拳鬪家)를 청하여 유도 유단자와 대항경기를 시내 조선무도관(朝鮮武道舘)과 동관사범 강락원(姜樂遠)씨 심판으로 대성황리에 경기를 마쳤다.

가장 오래된 이종격투기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으로는 고구려 안악 3호분에 매부리코를 한 서양인과 고구려인이 서로 마주보고 대적하는 벽화가 있다. 이 벽화에서 유심하게 바라볼 것은 그림에서 모든 것을 해석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서로가 같은 자세를 취한 점, 양손의 손가락을 벌리고 선 자세는 종합격투기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는 조선시대 마지막 택견명인 송덕기의 사진에서도 쉽게 찾아 볼 있는데 고용우(송덕기로부터 1969~1987년 사사받음) 택견의 가장 기본자세에서 “양손의 손가락을 벌려서 바람이 살랑살랑 지나가게 하라고 하셨다”고 한다.

 

손의 모양을 통해서 주기법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복싱은 주먹, 유술기(유도, 레슬링 등)는 손바닥을 펴고, 택견은 손바닥을 펴고 손가락을 벌려선 자세에서 잡기, 치기(주먹, 손날, 손끝 등)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한다.

 

모든 국가는 법률이 국가를 지배하듯이 규칙이 경기를 지배하고 강제하게 된다. 그럼에도 다른 규칙인 이종격투기에 택견이 함께 했다는 것은 현대에 인식되고 있는 택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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