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노조 “체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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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호 기자
기사입력 2019-08-28 [18:22]

 

▲사진은 단순참조용으로 기사와 무관함 ©무예신문

 

대한체육회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가 최근 스포츠혁신위원회가 발표한 체육단체 구조 개편 권고안에 대하여 비판하고 나섰다.

 

대한체육회 노동조합과 대한체육회경기단체연합회 노동조합, 문화체육관광부 공공기관 노동조합협의회는 8월 28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대한체육회와 KOC가 분리하면 체육계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체육환경이 발전된다는 식의, 누가 봐도 상식 밖의 내용을 권고한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원회의 비겁함과 무능함을 규탄한다”며 “일부 정치권 인사의 의견을 반영해 발표한 권고안은 짜인 각본에 의해 진행된 쇼이자 ‘제2의 체육계 농단’ 시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전문]

 

제2의 체육계 농단을 중단하고!

더 이상 체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체육계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무색함을 느끼며!

 

정권이 바뀌어도 체육을 경시하고 체육계를 패싱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인식과 태도에는 변화가 없음을 개탄한다!

 

더불어, 대한민국 체육의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그 심각성을 논하면서 국가 체육정책의 수립기구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개편에 대한 언급은 없이 하부 집행기구이자 일개 기타공공기관인 대한체육회로부터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등을 분리하면 체육계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체육환경이 발전된다는 식의, 누가 봐도 상식 밖의 내용을 권고한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원회의 비겁함과 무능함을 규탄한다!

 

불과 3년 전 체육계를 사유화하려는 개인의 야욕에 정부와 정치권이 동조했던 사실을 모든 국민과 체육인은 알고 있다. 현직 장․차관이 K스포츠재단에 이권을 몰아주기 위해 체육계를 흔들고 온갖 불법을 저지르며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체육계를 망가뜨리려 했던 초유의 사태를 알고 있음에도 스포츠혁신위원회는 다시금 체육계를 흔드는 편향적인 안을 제시하여 모든 체육인들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더구나, 이미 지난 1월 문체부 장관이 대한체육회로부터 KOC를 분리한다는 언급을 하여 반발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인 대한체육회 및 회원종목단체 등 관계자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는 전혀 없이 일부 정치권 인사의 의견을 반영하여 발표한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는 짜인 각본에 의해 진행된 쇼이자 ‘제2의 체육계 농단’ 시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 체육계가 그토록 요구하는 ‘체육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달라’, ‘무조건 폐지/이관/분리만 얘기할 것이 아니라 체육계 발전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안을 달라’, ‘체육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안의 실행계획은 치밀하게 준비해서 순차적으로 시행하자’는 것이 그렇게 알아듣기 어렵고 할 수 없는 일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무엇보다도 문체부가 2016년 대한체육회를 강제로 통합한 지 3년 만에 통합성과가안 나타난다고 분리를 하자고 하니 국가정책이 이렇게 단편적이고 즉흥적이어도 되는 것인지 우리 체육인들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정책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자율성을 보장받아야 할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지위를 가진 기관의 해체가 IOC 올림픽헌장에 정면으로 배치되어 국제스포츠 관계에서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를 인지하면서도 해당 기관에 어떠한 의견 조회조차 없이 2021년에 분리하라고 권고를 한 배경에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불과 5년 사이에 체육계 의견 반영 없이 체육단체를 붙였다 찢었다 하는 전무후무한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은 체육인들로 하여금 체육을 여전히 정치화하고 사유화 하려는 농단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 이 과정 어디에도 체육인들의 자율성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현 대통령이 체육인들에게 약속한 ‘체육인들의 자존심을 되찾아드리겠다’, ‘체육인, 체육단체의 자율성도 회복해야 한다’는 말이 공허한 것이었음을 느끼게 한다.

 

스포츠혁신위원회는 대한체육회가 NOC의 지위를 가지고 있어 조직 장악과 통제가안 되므로 분리해야 한다는 권고를 하였다. 이는 모순된 논리이자 정부의 무능을 반증하는 말이다. 대한체육회는 권고문에 적힌 대로 연간 4천억 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지원받아 집행한다. 이는 대한체육회 예산의 95%에 해당한다. 한 마디로 정부 지원 없이는 거의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는 구조이다.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예산은 관련 법령과 지침에 맞게 집행했으며, 문체부의 승인 없이는 그 어떠한 세부사업도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없다.

 

대한체육회가 NOC로서 자율성을 누릴 수 있는 사항은 기관장을 정부에서 임명 하는 것이 아닌 체육인들이 직접 선출하고, 그 임기가 여타 공공기관 임원과 같은 3년이 아닌 올림픽 주기에 맞춘 4년이라는 것 등 집행부 구성에 대한 것뿐으로, 이는 국가가 인정한 범위 내의 자율성이지 그 외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에서 자유로웠던 적은 없다. 문체부와 감사원의 강도 높은 감사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고, 사업별 담당자는 문체부 담당자와 매일 유무선의 협의를 거치고 진행상황을 점검 받고 있다. 국회 로부터도 다양한 자료와 요청을 요구받아 수시로 보고하고 있다. 결국 대한체육회의 사업 실패는 정부 정책의 실패와 다름이 없다 할 것이다.

 

낙하산 기관장을 세울 수 없는 대한체육회가 정부나 정치권에서 ‘눈엣가시’ 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KOC가 분리되어 NOC 지위가 없는 대한 체육회를 정부 또는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가 장악할 것이라는 것, 전국에 지부가 있는 종목과 지역 체육단체를 활용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 것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와 관련하여 IOC가 NOC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이유 중하나가 바로 스포츠가 정치에 이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스포츠혁신위원회의 권고문을 비롯해 정치권의 포럼에서 발표한 세부내용을 보면, 대한체육회 고유 기능과 관련하여 ▴체육계로부터 독립된 스포츠 인권 기구 설립,▴전국소년체육대회의 폐지 후 학교체육진흥회(교육부 산하)의 학생스포츠축전운영, ▴KOC 분리, ▴선수촌 분리 후 독립법인화 또는 스포츠정책과학원으로의 재편제 등 체육계를 사분오열 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체육계 근간을 고치는 큰 내용을 사전 의견 수렴도 제대로 없이 제안하면서 1년 반 만에 하라고 하니 이 권고가 얼마나 허황되고, 체육과 체육계를 쉽고 우습게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가 어떻게! 체육을 경시하고 체육계를 패싱하는 정부 및 정치권의 인식과 태도 하에서 수립된 체육계 개편안이 진정 체육계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겠는가! 문체부는 후에 문제가 생겨도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 라고 얘기하면 그만일지 모른다. 그러나 체육을 업으로 살아가는 우리 체육인은 ‘특정 세력 키우기를 위한 판 흔들기’, ‘남의 불행을 틈타 제 욕심 채우기’와 같은 누군가의 야욕을 이뤄주기 위해 다시 한 번 체육계가 혼란해지고 큰 상처를 입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과거 3년의 경험에서 배웠듯이, 기구 개편과 같은 대규모 변화 과정에서는 조직정비에 치중하게 되고, 기관 간 이익다툼 등이 발생하기 마련이므로 정작 치밀하게 챙기고, 고치고, 바로잡아야 할, 이번 체육계 (성)폭력 및 부조리 해결과 같은 중요한 일들이 후순위로 밀리는 것은 아닌지 또한 우려된다.

 

이러한 체육계의 불신과 우려, 불확실성, 국제스포츠관계에서의 문제 등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추진하려고 하는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에 대해 우리 체육인들은 체육 백년지대계를 위하여 결연히 투쟁할 것을 알린다. 대한민국 체육이 후퇴하고, 체육인들이 고스란히 입을 피해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스포츠혁신위원회와 이를 이행할 문체부, 국회에 있음을 알기 바란다!

 

다시 한 번 체육계를 농단하고자 하는 세력은 영원히 떠나기 바라며! 다시는 체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

 

2019년 8월 28일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대한체육회 노동조합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노동조합

문화체육관광부 공공기관 노동조합 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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