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엽 회장 “대한민국 체육, 엘리트 중심에서 국민 복지증진으로 패러다임 바꿔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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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우 기자
기사입력 2017-08-17 [10:52]

▲ 한국스포츠학회 김사엽 회장 © 무예신문

평창 동계올림픽이 반년도 남지 않았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대회 이후 강원 지역의 경제는 물론 새로 지어지거나 확충된 체육시설의 활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미리 계획을 세우고, 점검해 놓지 않으면 막대한 국고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떨어지는 접근성과 단일 용도로 설계된 시설물들은 폐막 직후 대규모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오랜 기간 투입 될 시설물 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한 수익(收益) 대책을 세워야 한다.

▶ 국제 스포츠 행사의 목적은.

⇒ 동ㆍ하계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목적은 국제 사회에서의 국가 이미지 제고와 국위선양, 경제 성장, 관광 수지 개선과 지역 경제 활성화이다. 국민 통합과 애국심 배양 역시 이뤄야 할 목표이다.

▶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조건은.
⇒ 국민적 관심과 성원이 전제되어야 한다. 외국 선수와 관람객들에 대한 친절한 서비스도 중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경기 및 관람 시설의 완비(完備)이다. 둘째, 대회 운영의 완전성이다. 물적ㆍ인적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어야 한다. 셋째, 입국에서부터 출국까지, 참가자들에 대한 ‘One stop service’가 이뤄져야 한다.

▶ 평창 동계올림픽의 준비 상황과 성공 가능성.
⇒ 국가 대사(大事)를 맞아 우리 국민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될 것으로 본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2002년 월드컵 역시 좋은 결과를 맺었다.
이러한 저력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긍정적으로 나타날 것이지만 우려도 있다. 과거 국제 대회에 비해 국민적인 관심도가 낮다는 점이다. 동계올림픽을 위해 건설되고 확충된 시설의 사후 활용에 대한 준비도 절실하다.

▲  한국스포츠학회 김사엽 회장(오른쪽)이 한국체육대학교 김성조 총장(왼쪽)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무예신문

▶ 동계올림픽 시설의 활용도가 낮은 이유.
⇒ 국제적인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끝나면 체육시설의 활용 문제가 대두된다.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도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하계올림픽과 달리 동계올림픽 시설은 사후 활용률이 높지 않다. 이는 대규모 동계 스포츠 대회를 치른 대부분의 나라가 겪는 어려움이다. 동계 체육시설의 활용률이 떨어지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추려 볼 수 있다.
첫째, 시설이 주로 산간 오지에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렵다. 둘째, 대부분의 시설이 대형이기 때문에 소규모 행사에 적합하지 않다. 셋째, 다(多)기능적 시설이 아니라는 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에 유지, 관리에 드는 비용이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계올림픽에 비해 동계올림픽 시설은 활용도가 낮고 유지·관리비가 많이 든다고 봐야 한다. 비효율적이고, 경제적이지 못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 국제 대회를 대비해 건축한 국내 체육시설의 활용 사례.
⇒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 올림픽을 대비해 건설한 잠실종합경기장과 2002년 월드컵대회를 위해 지은 전국의 종합경기장 시설 중 서울 상암경기장과 인천 문학경기장(민간 임대 및 위탁) 2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기장이 매년 수억에서 많게는 수십억까지 적자를 내는 상황이다. 이 적자는 고스란히 국민세금으로 메우고 있다.
과거에는 동계올림픽이든 하계올림픽이든 개최국의 순위와 홍보성과가 국력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각국이 대형 스포츠 이벤트 유치(誘致)를 선호했지만 최근 경향은 다르다. 체육시설의 사후 적자 때문에 대다수 국가가 대형 국제대회를 치르는데 신중한 편이다. 

▶ 외국의 올림픽 시설 활용 사례.
⇒ 최근 2016 리우올림픽을 치른 브라질은 올림픽 개최 이후 국가 경제지표가 크게 악화되었다. 정치적인 문제와 함께 미셰우 테메드 대통령은 탄핵됐다. 그리스는 2004아테네올림픽 이후 한화로 약 8조 5천억 원의 재정 적자가 발생했다. 유럽 발 금융대란의 단초였다는 분석도 많다. 동·하계 올림픽 대회를 통틀어 제23회 LA올림픽(1984년) 외에는 모든 대회가 경제적으로 적자를 기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A올림픽이 적자를 면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의 대학 시설을 많이 활용하였고, TV 중계권료와 경기장 입장료 수익을 크게 올렸기 때문이다.

▲한국스포츠학회 김사엽 회장 © 무예신문

▶ 평창올림픽 시설의 활용 대책은.
⇒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도 현재까지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비관적인 전망을 할 수 밖에 없다. 체육시설의 활용률을 높이는 조건은 접근성, 다기능ㆍ다목적 기능성, 요금의 적정성, 고급성이다. 대부분의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은 이러한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다.
그 중 도심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가장 심각한 문제다.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 대회가 끝난 후에 체육시설을 대형 ‘관광 리조트’로 탈바꿈시킬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방법을 필수요건이라고 생각한다. 후속 조치로 대규모 리모델링 사업이 뒤따라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민 혈세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다음은 민간 위탁 운영이다. 위탁이 불가한 시설은 지방자치단체 또는 지역 대학 등과 제휴하여 시설 관리를 해 나가면 효율적일 것이다. 일본은 ‘삿포로 동계올림픽’ 이후 상당 기간 지역 낙후가 심했고,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컸다. 우리도 이 같은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낙후된 강원지역이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다. 대회 이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인프라를 곧바로 회복, 활용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 체육계의 발전 방향은.
⇒ 체육의 본질은 국민복지 증진에 있다. 건강한 신체활동을 통한 국민복지 향상에 체육의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과거 스포츠는 더 높게, 더 멀리, 더 빠르게라는 기능적인 면이 강조되었다. 전제주의나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 국가, 독재 정부에서 체육을 국민통합이나 국위 선양의 수단으로만 활용했다. 우리나라도 그 대열에서 자유로울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냉전시대 동독(東獨)이 대표적인 예이다.
21세기에는 올림픽 메달 수가 예전만큼의 가치를 갖기 힘들다. 현대는 전 국민의 복지향상과 정신건강 함양에 도움이 되는 체육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 시대이다.
대형스포츠 이벤트를 치르려면 다목적ㆍ다기능적인 시설환경의 구축과 다양한 사후(事後) 프로그램의 제공, 우수한 생활체육 지도자의 배치가 필요하다. 이제부터는 전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한 체육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

Profile
한국스포츠학회 김사엽 회장

올해 59세로 체육 행정과 연구, 교육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 원광대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스포츠시설 관리와 체육행정 전공으로 건국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민생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안전재단에서 이사직을 수행했다. 스포츠안전교육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체육대학교 사회체육학과 교수이면서 한국스포츠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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