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포츠영화 ‘워터보이(THE WATER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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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
기사입력 2020-03-16 [17:06]

▲ 무예신문


바비는 31살의 노총각이다. 18년 동안 미식축구팀에서 선수들에게 물시중을 드는 게 그의 일이다. 먼저 일하던 팀에서 쫓겨나 지금은 루이지애나 주립대 풋볼팀의 워터보이다. 그렇다면 ‘워터보이’는 과연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일까? 바로 경기하면서 갈증 난 선수들이 시합 도중에 마실 식수를 대주는 심부름꾼이다. 바비는 최상급 H2O만을 고수한다. 그 일이 마치 자신의 천직이라도 되는 듯 즐거워하며 전력을 쏟는다.


그러나 학교 교육이라곤 받아본 적도 없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말더듬이다. 허우대는 멀쩡하지만, 그저 착하기만 할 뿐 지능 면으론 다소 문제가 있다. 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늘 놀림감이 돼 동네북 취급을 당한다. 바비는 홀어머니의 외아들인 마마보이다. 서로를 끔찍이 여긴다. 그에게 호감을 느끼고 접근하는 왈가닥 처녀가 있지만, 어머니는 둘이 가까워지는 걸 몹시 경계한다. 그녀에게 귀한 자식을 빼앗길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성질이 못된 몇몇 선수들 역시 순해빠진 그를 구박하고 골탕 먹이는 걸 큰 재미로 삼는다. 그래도 그는 웃는 낯으로 순순히 당하기만 한다.


그렇다면 그가 일하는 팀의 풋볼 수준은 어떨까? 한마디로 최하위 꼴지 신세다. 연전연패하는 팀을 지도하는 코치는 시쳇말로 쪽팔리고 죽을 노릇이다. 그러던 어느 날 코치는 바비의 괴력을 발견하고 팀에 합류시킨다. 바비가 자신을 학대하던 인물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증오심에 불타면 엄청난 힘이 샘솟는다는 걸 알아낸 것이다. 그를 수비수로 기용한다. 이때부터 팀은 승승장구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러나 바비가 상대팀에게 고발당하면서 다시 한 번 큰 위기에 봉착한다. 대학생 신분이 아니었기에 부정선수로 찍혔기 때문이다.


바비는 주먹을 불끈 쥐고 검정고시에 도전한다. 처음부터 선수가 되는 것 자체를 결사반대했던 어머니도 마음이 바뀐다. 여자 친구는 그가 실의에 빠질 때면 사랑으로 격려한다. 바비는 모든 게 뜻대로 이뤄져 떳떳하게 선수로 복귀한다. 결승전에서 코치는 원수처럼 여겼던 상대팀 코치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며 관중과 함께 환호한다. 중계방송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말꼬리 신경전도 재미를 더한다. 때는 바야흐로 바비의 세상이 된 것이다.


이야기처럼 영화 <워터보이>는 전형적인 스포츠 코미디다. 흥행에서도 크게 성공했을 만큼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주연은 아담 샌들러, 그는 <웨딩 싱어>, <빅 대디>, <펀치 드렁크 러브> 등을 거치며 미국에서 가장 비싼 코미디 스타로 군림했다. <덤 앤 더머> 등으로 유명한 짐 캐리와 코미디계의 쌍벽을 이뤘다. 그렇다고 두 사람 다 ‘코미디’로만 승부를 걸고 있는 건 물론 아니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가끔씩 다른 장르에서도 빛을 발한다.


아담 샌들러, 그는 레슬리 닐슨, 스티브 마틴, 짐 캐리, 벤 스틸러, 잭 블랙 등과 함께 코미디계의 황제로 오래 남게 될 것이다.

 

▲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

한국방송인회 감사 © 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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